“머스크가 미친 걸 알기 전에 샀어” 테슬라 이어 X도 공격당해
입력 2025.03.11 (18:00)
수정 2025.03.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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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아마존 쇼핑몰에서 테슬라 차량에 붙이는 범퍼 스티커가 인기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미친 걸 알기 전에 샀어'라고 쓰인 스티커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대한 신임을 얻으며 미국 내에서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여기저기 공무원 해고를 감행하고 있고, 동시에 자신의 극우 정치적 성향을 보란 듯이 드러내며 유럽 국가들을 향해 '훈수'를 두고 있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겨냥한 문구입니다.
테슬라 차주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요?
미국과 유럽에선 테슬라를 향한 방화 공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시애틀에선 테슬라 사이버 트럭 4대가 불에 타 전소했습니다.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입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보스턴에서 테슬라 충전기 여러 대에 불을 지른 방화가 신고됐습니다. 앞서 콜로라도주에선 테슬라 차량 판매장에 방화를 시도하고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42세 여성이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 매장 외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나치'(Nazi)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머스크가 독일 극우성향 정당인 AfD에 노골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지난달 24일 베를린 외곽 테슬라 공장 확장 공사 현장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일어났고, 프랑스 툴루즈 테슬라 매장에서도 차량 12대가 전소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테슬라 차주들은 "내 차와 나는 죄가 없다"고 표시를 붙이게 된 거죠.

이 스티커는 아마존에서 9달러, 우리 돈으로 만 2천 원 정도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만, 잘 팔리고 있습니다. 소비자 평점도 5점 만점에 4.6점으로 상당히 높습니다. 구매자들은 "내 마음을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 "산 지 얼마 안 됐는데 타고 다닐 수밖에 없다, 봐달라"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비싸고 성능 좋은 차를 구매해 잘 타고 다니고 있는데 '오너 이슈'로 날벼락을 맞을 지경이니, 웃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공격은 테슬라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X'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거액을 들여 인수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는 12일(현지 시각) 하루에만 3차례 서비스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주요 사이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감지해 확인하는 서비스다운 디텍터 닷컴은 미국 현지 시각 10일 새벽 5시 30분경 사이트 접속 또는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수천 건의 신고가 등록됐습니다. 복구에는 한 시간 정도가 걸렸고요. 그러다가 오전 9시 30분경에 다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4만 건에 달하는 장애 보고가 감지되었습니다. 복구엔 또다시 한 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끝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전 11시 10분경, X는 또 다운됐습니다. 머스크는 X에 대해 사이트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X에 게시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초보자들도 할 수 있는 해킹 분산 공격, 디도스(DDoS) 공격으로 트래픽에 과부하를 걸리게 하며 서비스를 불능에 빠뜨렸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습니다.
머스크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서비스 중단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시작된 IP 주소로 X 시스템을 다운시키려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라고 비난했는데요.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따르지 않는다면 스타링크를 끊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으로 통신이 끊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게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인데, 끊을 수도 있다고 하니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에서도 원성이 빗발쳤고, 머스크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입각한 이후 머스크의 '제국'엔 균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역대급 폭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10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5.43% 내린 222.1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사이에 주가가 21.06% 떨어졌던 2020년 9월 8일 이후 약 4년 만에 악몽 같은 폭락장세입니다. 문제는 이 폭락장세가 오너리스크로 시작됐다면 반등을 노리긴 어렵다는 겁니다.
머스크는 그래도 Go! 를 외칩니다
트럼프 정부에서 여전히 할 일이 많고, 1년 더 하겠다는 겁니다. 연방 정부 공무원들에게 해고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정부효율부 인력도 전 부처를 대상으로 갑절로 늘리겠다고 합니다. (공무원을 자르면서 자기 부처 공무원을 늘리는 건 비효율적이지 않나 봅니다.)
일론 머스크가 희대의 천재라는 사실은 대부분 인정합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로켓 재사용을 현실에 옮겨 스페이스 X라는 혁신적인 우주기업을 성공시켰고요. 전기차 '테슬라'는 전 세계에 EV(Electric Vehicle)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 독보적인 전기차 1위입니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가입자가 많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해 X로 탈바꿈해, 가상 화폐 거래가 가능한 은행 서비스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여느 국가보다도 더 권력이 많은 기업의 수장인데, '정치 욕심'까지 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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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11 18:00:18
- 수정2025-03-11 18:03:06

미국과 유럽의 아마존 쇼핑몰에서 테슬라 차량에 붙이는 범퍼 스티커가 인기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미친 걸 알기 전에 샀어'라고 쓰인 스티커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대한 신임을 얻으며 미국 내에서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여기저기 공무원 해고를 감행하고 있고, 동시에 자신의 극우 정치적 성향을 보란 듯이 드러내며 유럽 국가들을 향해 '훈수'를 두고 있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겨냥한 문구입니다.
테슬라 차주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요?
미국과 유럽에선 테슬라를 향한 방화 공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시애틀에선 테슬라 사이버 트럭 4대가 불에 타 전소했습니다.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입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보스턴에서 테슬라 충전기 여러 대에 불을 지른 방화가 신고됐습니다. 앞서 콜로라도주에선 테슬라 차량 판매장에 방화를 시도하고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42세 여성이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 매장 외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나치'(Nazi)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머스크가 독일 극우성향 정당인 AfD에 노골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지난달 24일 베를린 외곽 테슬라 공장 확장 공사 현장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일어났고, 프랑스 툴루즈 테슬라 매장에서도 차량 12대가 전소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테슬라 차주들은 "내 차와 나는 죄가 없다"고 표시를 붙이게 된 거죠.

이 스티커는 아마존에서 9달러, 우리 돈으로 만 2천 원 정도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만, 잘 팔리고 있습니다. 소비자 평점도 5점 만점에 4.6점으로 상당히 높습니다. 구매자들은 "내 마음을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 "산 지 얼마 안 됐는데 타고 다닐 수밖에 없다, 봐달라"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비싸고 성능 좋은 차를 구매해 잘 타고 다니고 있는데 '오너 이슈'로 날벼락을 맞을 지경이니, 웃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공격은 테슬라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X'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거액을 들여 인수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는 12일(현지 시각) 하루에만 3차례 서비스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주요 사이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감지해 확인하는 서비스다운 디텍터 닷컴은 미국 현지 시각 10일 새벽 5시 30분경 사이트 접속 또는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수천 건의 신고가 등록됐습니다. 복구에는 한 시간 정도가 걸렸고요. 그러다가 오전 9시 30분경에 다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4만 건에 달하는 장애 보고가 감지되었습니다. 복구엔 또다시 한 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끝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전 11시 10분경, X는 또 다운됐습니다. 머스크는 X에 대해 사이트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X에 게시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초보자들도 할 수 있는 해킹 분산 공격, 디도스(DDoS) 공격으로 트래픽에 과부하를 걸리게 하며 서비스를 불능에 빠뜨렸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습니다.
머스크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서비스 중단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시작된 IP 주소로 X 시스템을 다운시키려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라고 비난했는데요.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따르지 않는다면 스타링크를 끊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으로 통신이 끊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게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인데, 끊을 수도 있다고 하니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에서도 원성이 빗발쳤고, 머스크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입각한 이후 머스크의 '제국'엔 균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역대급 폭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10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5.43% 내린 222.1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사이에 주가가 21.06% 떨어졌던 2020년 9월 8일 이후 약 4년 만에 악몽 같은 폭락장세입니다. 문제는 이 폭락장세가 오너리스크로 시작됐다면 반등을 노리긴 어렵다는 겁니다.
머스크는 그래도 Go! 를 외칩니다
트럼프 정부에서 여전히 할 일이 많고, 1년 더 하겠다는 겁니다. 연방 정부 공무원들에게 해고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정부효율부 인력도 전 부처를 대상으로 갑절로 늘리겠다고 합니다. (공무원을 자르면서 자기 부처 공무원을 늘리는 건 비효율적이지 않나 봅니다.)
일론 머스크가 희대의 천재라는 사실은 대부분 인정합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로켓 재사용을 현실에 옮겨 스페이스 X라는 혁신적인 우주기업을 성공시켰고요. 전기차 '테슬라'는 전 세계에 EV(Electric Vehicle)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 독보적인 전기차 1위입니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가입자가 많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해 X로 탈바꿈해, 가상 화폐 거래가 가능한 은행 서비스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여느 국가보다도 더 권력이 많은 기업의 수장인데, '정치 욕심'까지 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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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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