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동원의 아픈 역사…부관연락선 바닷길

입력 2025.02.04 (19:21) 수정 2025.02.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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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광복 80년이자 한일 수교 60년인 해이지만, 양국 간에는 여전히 풀지 못한 과거사 문제가 수두룩합니다.

KBS 대구방송총국은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돼 바닷속 탄광에서 숨진 일본 '장생 탄광 조선인 수몰 사고'를 되짚어 보는 기획 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조선인 강제 동원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바닷길을, 이지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배 한 척.

1905년 취항한 한일 최초의 정기여객선, 부관연락선입니다.

부산과 시모노세키의 한자 이름에서 한글자씩 딴 배로, 240㎞에 이르는 바닷길은 우리 민족에게 아픈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일본은 도쿄에서 시모노세키로 이어지는 내륙 철도와 부산에서 경성을 오가는 경부선 철도를, 부관연락선이란 바닷길로 연결해 식민지 수탈과 대륙 침탈의 첨병으로 삼았습니다.

1945년 운항이 중단되기까지 40년간 수송한 인원은 대략 3천만 명 이상.

특히, 중일 전쟁이 발발한 1937년부터 1945년까지 8년 동안 수송한 인원이 이전 30년간 수송 인원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봉태/대한변협 일제 피해자 인권특별위원장 : "특히나 본격적으로 2차 세계대전에 들어가면서 노동력이 부족하고 하기 때문에 경상도라든지 일본하고 가까이 있는 분들이 그렇게 많이 동원된 거로..."]

이렇게 부관연락선을 타고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은 일본 전역의 탄광과 댐·터널 공사 현장에 끌려가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고,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은 희생자들도 많습니다.

1942년 일본 우베시에서 발생한 '장생 탄광' 수몰 사고도 그런 사례입니다.

바다 밑 탄광에서 일하다 갱도에 해수가 유입돼 수몰된 조선인은 136명, 상당수가 대구·경북 출신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지 80여 년이 지났지만, 사건 수습도 진상조사도 없이 희생자들이 바닷속에 잠들어있습니다.

과거 부관연락선, 이제는 부관훼리가 된 이 배를 타고 저는 지금 참사가 일어났던 현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KBS는 오늘부터 사흘간 차가운 이국 바닷속에 갇혀있는 희생자들을 되새기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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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 동원의 아픈 역사…부관연락선 바닷길
    • 입력 2025-02-04 19:21:08
    • 수정2025-02-04 20:06:15
    뉴스7(대구)
[앵커]

올해는 광복 80년이자 한일 수교 60년인 해이지만, 양국 간에는 여전히 풀지 못한 과거사 문제가 수두룩합니다.

KBS 대구방송총국은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돼 바닷속 탄광에서 숨진 일본 '장생 탄광 조선인 수몰 사고'를 되짚어 보는 기획 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조선인 강제 동원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바닷길을, 이지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배 한 척.

1905년 취항한 한일 최초의 정기여객선, 부관연락선입니다.

부산과 시모노세키의 한자 이름에서 한글자씩 딴 배로, 240㎞에 이르는 바닷길은 우리 민족에게 아픈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일본은 도쿄에서 시모노세키로 이어지는 내륙 철도와 부산에서 경성을 오가는 경부선 철도를, 부관연락선이란 바닷길로 연결해 식민지 수탈과 대륙 침탈의 첨병으로 삼았습니다.

1945년 운항이 중단되기까지 40년간 수송한 인원은 대략 3천만 명 이상.

특히, 중일 전쟁이 발발한 1937년부터 1945년까지 8년 동안 수송한 인원이 이전 30년간 수송 인원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봉태/대한변협 일제 피해자 인권특별위원장 : "특히나 본격적으로 2차 세계대전에 들어가면서 노동력이 부족하고 하기 때문에 경상도라든지 일본하고 가까이 있는 분들이 그렇게 많이 동원된 거로..."]

이렇게 부관연락선을 타고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은 일본 전역의 탄광과 댐·터널 공사 현장에 끌려가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고,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은 희생자들도 많습니다.

1942년 일본 우베시에서 발생한 '장생 탄광' 수몰 사고도 그런 사례입니다.

바다 밑 탄광에서 일하다 갱도에 해수가 유입돼 수몰된 조선인은 136명, 상당수가 대구·경북 출신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지 80여 년이 지났지만, 사건 수습도 진상조사도 없이 희생자들이 바닷속에 잠들어있습니다.

과거 부관연락선, 이제는 부관훼리가 된 이 배를 타고 저는 지금 참사가 일어났던 현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KBS는 오늘부터 사흘간 차가운 이국 바닷속에 갇혀있는 희생자들을 되새기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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