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관측 113년 만에 가장 더웠다

입력 2025.01.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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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연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기온은 14.5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평년(12.5도)보다 2도 높은 수치로, 전국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렇게 기온이 높았던 적은 먼 과거에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은 1904년 인천과 목포, 부산을 시작으로 1907년엔 서울과 대구, 1911년에는 강릉으로 확대됐습니다.

1911년 이후 전국 6개 지점에서 산출한 연 평균기온과 비교해 봐도 2024년은 가장 뜨거웠습니다.

관측 '113년' 만에 최고 기록이 나온 겁니다.

■ 일년 내내 이상고온…9월 이례적 폭염·열대야

자료 : 기상청자료 : 기상청

지난해에는 일년 내내 평년기온을 웃도는 이상 고온현상이 이어졌습니다 .

특히 2월과 4월, 6월, 8월, 9월 등 다섯 달의 평균기온은 관측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고온현상이 가장 심했던 달은 9월로 나타났습니다.

9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4.2도나 높았습니다.

그 결과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폭염일수는 평년(11.0일)보다 2.7배 많은 30.1일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9월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열대야일수는 평년(6.6일)보다 3.7배 많은 24.5일까지 치솟아, 역시 관측 이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1948년 이래 76년 만의 9월 폭염, 춘천은 1966년 이래 첫 9월 열대야가 발생했습니다.

■기온 상승 주범은 '뜨거운 바다'와 '고기압'

2024년 우리나라의 기온을 끌어올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뜨거운 바다'와 '열을 품은 고기압'으로 분석됐습니다.

2024년 고온현상 원인. 자료 : 기상청2024년 고온현상 원인. 자료 : 기상청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는 18.6도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9월에는 27.4도까지 치솟아 최근 10년 평균(24.2도)보다 3.2도나 높았습니다.

뜨거운 바다에서 밀려온 수증기는 육지의 기온 상승을 부채질한 것뿐 아니라 여름철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했습니다.

멀리 북인도양에도 고온 현상이 이어졌는데, 그 결과 대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 중국 티베트고원에서 발달하는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을 키웠고 우리나라에 뜨겁고 건조한 공기를 몰고 왔습니다.

■시간당 100mm 이상 극한 호우 잇따라

2024년 7월 10일 어청도에 쏟아진 시간당 146mm 극한 호우.2024년 7월 10일 어청도에 쏟아진 시간당 146mm 극한 호우.

지난해 연평균 강수량은 1414.6mm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변동성이 극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여름철 강수량은 602.7 mm로 평년(727.3 mm)의 82.5 %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여름철에 내린 비의 78.8%에 달하는 474.8mm가 장마철에 집중됐습니다.

지난해 장마철에는 한반도 주변에서 뜨거운 공기와 찬 공기가 자주 충돌하며 강한 비구름이 발달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중규모 저기압까지 주기적으로 이동해 오면서 폭우가 잦았는데,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군산, 파주 등 전국 9개 지점에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자료 : 기상청자료 : 기상청

지난해는 2월 강수량이 처음으로 8월 강수량을 추월한 해이기도 합니다.

2월은 원래 비가 적게 오는 시기지만, 지난해엔 평년보다 60mm 이상 많은 102.6mm의 비가 내렸습니다.

반면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인 8월에는 우리나라를 뒤덮은 이중 고기압(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탓에 저기압인 비구름이 자주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200mm 가까이 적은 87.3mm로 평년 대비 30.7%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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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우리나라, 관측 113년 만에 가장 더웠다
    • 입력 2025-01-09 10: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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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연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기온은 14.5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평년(12.5도)보다 2도 높은 수치로, 전국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렇게 기온이 높았던 적은 먼 과거에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은 1904년 인천과 목포, 부산을 시작으로 1907년엔 서울과 대구, 1911년에는 강릉으로 확대됐습니다.

1911년 이후 전국 6개 지점에서 산출한 연 평균기온과 비교해 봐도 2024년은 가장 뜨거웠습니다.

관측 '113년' 만에 최고 기록이 나온 겁니다.

■ 일년 내내 이상고온…9월 이례적 폭염·열대야

자료 : 기상청
지난해에는 일년 내내 평년기온을 웃도는 이상 고온현상이 이어졌습니다 .

특히 2월과 4월, 6월, 8월, 9월 등 다섯 달의 평균기온은 관측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고온현상이 가장 심했던 달은 9월로 나타났습니다.

9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4.2도나 높았습니다.

그 결과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폭염일수는 평년(11.0일)보다 2.7배 많은 30.1일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9월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열대야일수는 평년(6.6일)보다 3.7배 많은 24.5일까지 치솟아, 역시 관측 이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1948년 이래 76년 만의 9월 폭염, 춘천은 1966년 이래 첫 9월 열대야가 발생했습니다.

■기온 상승 주범은 '뜨거운 바다'와 '고기압'

2024년 우리나라의 기온을 끌어올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뜨거운 바다'와 '열을 품은 고기압'으로 분석됐습니다.

2024년 고온현상 원인. 자료 : 기상청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는 18.6도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9월에는 27.4도까지 치솟아 최근 10년 평균(24.2도)보다 3.2도나 높았습니다.

뜨거운 바다에서 밀려온 수증기는 육지의 기온 상승을 부채질한 것뿐 아니라 여름철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했습니다.

멀리 북인도양에도 고온 현상이 이어졌는데, 그 결과 대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 중국 티베트고원에서 발달하는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을 키웠고 우리나라에 뜨겁고 건조한 공기를 몰고 왔습니다.

■시간당 100mm 이상 극한 호우 잇따라

2024년 7월 10일 어청도에 쏟아진 시간당 146mm 극한 호우.
지난해 연평균 강수량은 1414.6mm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변동성이 극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여름철 강수량은 602.7 mm로 평년(727.3 mm)의 82.5 %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여름철에 내린 비의 78.8%에 달하는 474.8mm가 장마철에 집중됐습니다.

지난해 장마철에는 한반도 주변에서 뜨거운 공기와 찬 공기가 자주 충돌하며 강한 비구름이 발달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중규모 저기압까지 주기적으로 이동해 오면서 폭우가 잦았는데,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군산, 파주 등 전국 9개 지점에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자료 : 기상청
지난해는 2월 강수량이 처음으로 8월 강수량을 추월한 해이기도 합니다.

2월은 원래 비가 적게 오는 시기지만, 지난해엔 평년보다 60mm 이상 많은 102.6mm의 비가 내렸습니다.

반면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인 8월에는 우리나라를 뒤덮은 이중 고기압(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탓에 저기압인 비구름이 자주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200mm 가까이 적은 87.3mm로 평년 대비 30.7%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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