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전부터 신경전

입력 2025.08.18 (21:20) 수정 2025.08.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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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안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선은 영토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체를 러시아에 넘겨주고, 남부 전선의 현 점령지역을 인정해주면, 북부 점령지에선 러시아군이 철수하겠단 겁니다.

이걸 '영토 교환'이라고 부르는데, 우크라이나가 내줘야 하는 영토는 전체 국토의 20% 에 이릅니다.

이렇게 영토를 넘겨주면, 대신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해주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입니다.

미국은 나토와 비슷한 집단 방위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우리 시각으로 내일(19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런 방안을 놓고 회담을 벌일 예정입니다.

먼저, 김경수 특파원 보도 보시고, 워싱턴 연결하겠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대한 진전'이 있었으니, "지켜봐 달라"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트럼프의 외교 참모들은 미국이 나토와 비슷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방안을, 러시아로부터 양보받아 냈다고 성과를 내세웠습니다.

[스티브 위트코프/트럼프 대통령 특사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나토 조약 5조 수준의 안전 보장을 제공할 준비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이를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집단 방위 조항입니다.

미국이 공격당한 9.11 테러 이후 발동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설명은 우크라이나가 간절히 원해온 나토 가입까지는 허용하지 않더라도, 나토 회원국 수준으로 보호해 주겠다는 일종의 타협안인 셈입니다.

[마코 루비오/미국 국무장관 : "우크라이나는 3~4년 뒤에 다시 전쟁을 맞이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반드시 어떤 안보 보장이 필요합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안보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는 건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반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안전 보장은 실질적이어야 하고, 육상, 공중, 해상에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안전 보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는 게 전제인 만큼 우크라이나와 유럽 정상들이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그럼 양국 정상의 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워싱턴 연결하겠습니다.

김경수 특파원, 결국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영토를 포기하면 나머지 땅은 지켜주겠다, 이런 거잖아요.

이 협상안의 구체적인 취지는 뭘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와 안보 맞교환 카드를 들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경전도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원한다면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 아니면 계속 싸울 수도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썼습니다.

제안을 받으라는 압박이고, 만약 합의가 불발되면,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도 읽힙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맞섰습니다.

1994년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보장이 작동하지 않았던 때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핵무기 포기 대가로 영토 주권을 보장받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겁니다.

결국 회담의 성패는 미국의 안전 보장 계획이 얼마나 확고하고 구체적일지,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어느 선까지 영토를 포기할지가 관건이 될 겁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유럽 정상들도 대거 백악관을 찾았죠?

[기자]

러시아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의심되는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 유럽 정상들이 워싱턴으로 날아왔습니다.

트럼프가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주는 모양새로 전쟁이 끝날 경우 과거 소련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서양 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유럽의 큰 걱정입니다.

또, 젤렌스키 혼자 트럼프를 만나게 뒀다가는 2월 회담 때처럼 면박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김지혜/자료조사:정지윤 장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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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전부터 신경전
    • 입력 2025-08-18 21:20:39
    • 수정2025-08-18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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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안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선은 영토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체를 러시아에 넘겨주고, 남부 전선의 현 점령지역을 인정해주면, 북부 점령지에선 러시아군이 철수하겠단 겁니다.

이걸 '영토 교환'이라고 부르는데, 우크라이나가 내줘야 하는 영토는 전체 국토의 20% 에 이릅니다.

이렇게 영토를 넘겨주면, 대신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해주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입니다.

미국은 나토와 비슷한 집단 방위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우리 시각으로 내일(19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런 방안을 놓고 회담을 벌일 예정입니다.

먼저, 김경수 특파원 보도 보시고, 워싱턴 연결하겠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대한 진전'이 있었으니, "지켜봐 달라"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트럼프의 외교 참모들은 미국이 나토와 비슷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방안을, 러시아로부터 양보받아 냈다고 성과를 내세웠습니다.

[스티브 위트코프/트럼프 대통령 특사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나토 조약 5조 수준의 안전 보장을 제공할 준비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이를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집단 방위 조항입니다.

미국이 공격당한 9.11 테러 이후 발동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설명은 우크라이나가 간절히 원해온 나토 가입까지는 허용하지 않더라도, 나토 회원국 수준으로 보호해 주겠다는 일종의 타협안인 셈입니다.

[마코 루비오/미국 국무장관 : "우크라이나는 3~4년 뒤에 다시 전쟁을 맞이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반드시 어떤 안보 보장이 필요합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안보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는 건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반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안전 보장은 실질적이어야 하고, 육상, 공중, 해상에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안전 보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는 게 전제인 만큼 우크라이나와 유럽 정상들이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그럼 양국 정상의 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워싱턴 연결하겠습니다.

김경수 특파원, 결국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영토를 포기하면 나머지 땅은 지켜주겠다, 이런 거잖아요.

이 협상안의 구체적인 취지는 뭘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와 안보 맞교환 카드를 들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경전도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원한다면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 아니면 계속 싸울 수도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썼습니다.

제안을 받으라는 압박이고, 만약 합의가 불발되면,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도 읽힙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맞섰습니다.

1994년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보장이 작동하지 않았던 때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핵무기 포기 대가로 영토 주권을 보장받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겁니다.

결국 회담의 성패는 미국의 안전 보장 계획이 얼마나 확고하고 구체적일지,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어느 선까지 영토를 포기할지가 관건이 될 겁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유럽 정상들도 대거 백악관을 찾았죠?

[기자]

러시아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의심되는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 유럽 정상들이 워싱턴으로 날아왔습니다.

트럼프가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주는 모양새로 전쟁이 끝날 경우 과거 소련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서양 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유럽의 큰 걱정입니다.

또, 젤렌스키 혼자 트럼프를 만나게 뒀다가는 2월 회담 때처럼 면박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김지혜/자료조사:정지윤 장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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