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조선 협력 카드 통했다…FTA는 무력화 [뉴스in뉴스]
입력 2025.08.01 (12:21)
수정 2025.08.01 (13: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반대로 아쉬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경제산업부 이재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관심이 컸던 자동차 관세는 15%로 정해졌는데, 경쟁국들과 같은 수준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협상단이 가장 공들인 품목이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이거든요.
지난해 수출액만 347억 달러에 이릅니다.
지난 4월 자동차 품목에 25%의 관세가 매겨졌었죠.
이번 협상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도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15%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차의 강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지는 살짝 의문이 남는데요.
일본과 EU는 25%였던 품목별 관세를 절반으로 깎은 뒤, 트럼프 정부 전부터 있던 2.5% 관세를 더해서 15%라는 관세가 나온거였거든요.
반면 우리는 한미 FTA로 누리던 0% 관세가 사라지고 한꺼번에 경쟁국과 같은 15%를 물게 됐습니다.
사라진 가격 우위에 대한 부담은 기업들 몫이 됐습니다.
[앵커]
이번 협상엔 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와 원유 등 에너지를 한국이 수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죠.
현실성 있는겁니까?
[기자]
일단 우리 정부는 무리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에너지 양은 전체의 14% 정도인 2백32억 달러 규모입니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은 4년 동안 천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에너지를 들여오기로 했다 했거든요.
단순 계산하면 1년에 2백50억 달러 정도라 중동 등에서 사오는 것들을 일부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문제는 경제성인데요.
현재 미국산 에너지 가격은 타 생산지 대비 저렴한데다 FTA로 관세도 안 붙습니다.
반면 한국과 바닷길 거리는 미국이 중동보다 2배 가까이 멉니다.
당연히 운송비도 비싸겠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다음에 있을 무역 협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비싼 운송비를 포함하더라도 중동산 원유와 LNG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미국 측을 잘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협상을 풀어나갔던 열쇠 중 하나로 '마스가 프로젝트' 얘기가 나오는데.
마스가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구 중에 'MAGA', 마가라는 말이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의 약자인데. 중간에 Shipbuilding 즉 조선이라는 단어를 넣은 겁니다.
마스가, 한마디로 해석하면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미 상무부 건물로 들어가는 우리 협상단을 찍은 사진인데요.
손에 흰 천으로 감싼 커다란 액자 같은게 보이죠.
협상단이 특별 제작한 가로세로 1미터 길이의 마스가 관련 설명판입니다.
'마스가', 조선협력 프로젝트 등으로 한미 양국이 누릴 이점을 정리한 겁니다.
미리 내용이 유출될까봐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서 감싸서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 설명판 외에도 마스가 문구를 새긴 모자도 준비했다고 하네요.
[앵커]
그럼 마스가 프로젝트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요?
[기자]
사실상 붕괴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겠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 강국이었죠.
그런데 70년대부터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미국의 역량은 후퇴해왔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조선 강국으로 손꼽히는데요.
미국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는거고, 일본과 유럽도 전성기 때 보다 선박 건조량 등이 많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결국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건 일본, 유럽연합은 불가능한 우리만 할 수 있는 제안이었던 셈이죠.
우리가 제안한 조선업 투자 펀드 규모는 1,500억 달러인데요.
미국 내 조선소 건설과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선박 건조, 유지 보수, 기술 이전까지 지원합니다.
[앵커]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는다.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국내 기업들에게도 나쁠 것 없는 '윈-윈'이란 평갑니다.
일단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조선업 시장은 매우 보수적으로 닫혀 있었습니다.
군함과 상선 일부 분야에서는 법적으로 자국내 건조를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닫혀 있던 미국 조선 시장이 마스가를 계기로 열리는 셈입니다.
관건은 투자 방식인데요.
워낙 거액이라 기업 부담이 큰데,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도 1분기에 19억 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정부는 대출, 보증 등 공적 금융 지원으로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예정인데, 보증이 클수록 기업 부담이 줄어듭니다.
[앵커]
이번 협상으로 일단 소나기는 피한 것 같은데 기존에 체결했던 한미 FTA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한미 FTA는 2012년부터 발효됐죠.
하지만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번 타결로 조선업만 긍정 영향,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 상당수 산업군 전망이 어둡습니다.
특히 철강은 협상 내용에서 빠지면서 50% 관세가 유지됐는데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을 인수하며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만큼 타격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번에 소나기는 피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는 미국이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등의 영향이 있을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이번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반대로 아쉬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경제산업부 이재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관심이 컸던 자동차 관세는 15%로 정해졌는데, 경쟁국들과 같은 수준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협상단이 가장 공들인 품목이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이거든요.
지난해 수출액만 347억 달러에 이릅니다.
지난 4월 자동차 품목에 25%의 관세가 매겨졌었죠.
이번 협상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도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15%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차의 강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지는 살짝 의문이 남는데요.
일본과 EU는 25%였던 품목별 관세를 절반으로 깎은 뒤, 트럼프 정부 전부터 있던 2.5% 관세를 더해서 15%라는 관세가 나온거였거든요.
반면 우리는 한미 FTA로 누리던 0% 관세가 사라지고 한꺼번에 경쟁국과 같은 15%를 물게 됐습니다.
사라진 가격 우위에 대한 부담은 기업들 몫이 됐습니다.
[앵커]
이번 협상엔 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와 원유 등 에너지를 한국이 수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죠.
현실성 있는겁니까?
[기자]
일단 우리 정부는 무리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에너지 양은 전체의 14% 정도인 2백32억 달러 규모입니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은 4년 동안 천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에너지를 들여오기로 했다 했거든요.
단순 계산하면 1년에 2백50억 달러 정도라 중동 등에서 사오는 것들을 일부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문제는 경제성인데요.
현재 미국산 에너지 가격은 타 생산지 대비 저렴한데다 FTA로 관세도 안 붙습니다.
반면 한국과 바닷길 거리는 미국이 중동보다 2배 가까이 멉니다.
당연히 운송비도 비싸겠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다음에 있을 무역 협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비싼 운송비를 포함하더라도 중동산 원유와 LNG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미국 측을 잘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협상을 풀어나갔던 열쇠 중 하나로 '마스가 프로젝트' 얘기가 나오는데.
마스가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구 중에 'MAGA', 마가라는 말이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의 약자인데. 중간에 Shipbuilding 즉 조선이라는 단어를 넣은 겁니다.
마스가, 한마디로 해석하면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미 상무부 건물로 들어가는 우리 협상단을 찍은 사진인데요.
손에 흰 천으로 감싼 커다란 액자 같은게 보이죠.
협상단이 특별 제작한 가로세로 1미터 길이의 마스가 관련 설명판입니다.
'마스가', 조선협력 프로젝트 등으로 한미 양국이 누릴 이점을 정리한 겁니다.
미리 내용이 유출될까봐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서 감싸서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 설명판 외에도 마스가 문구를 새긴 모자도 준비했다고 하네요.
[앵커]
그럼 마스가 프로젝트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요?
[기자]
사실상 붕괴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겠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 강국이었죠.
그런데 70년대부터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미국의 역량은 후퇴해왔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조선 강국으로 손꼽히는데요.
미국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는거고, 일본과 유럽도 전성기 때 보다 선박 건조량 등이 많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결국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건 일본, 유럽연합은 불가능한 우리만 할 수 있는 제안이었던 셈이죠.
우리가 제안한 조선업 투자 펀드 규모는 1,500억 달러인데요.
미국 내 조선소 건설과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선박 건조, 유지 보수, 기술 이전까지 지원합니다.
[앵커]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는다.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국내 기업들에게도 나쁠 것 없는 '윈-윈'이란 평갑니다.
일단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조선업 시장은 매우 보수적으로 닫혀 있었습니다.
군함과 상선 일부 분야에서는 법적으로 자국내 건조를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닫혀 있던 미국 조선 시장이 마스가를 계기로 열리는 셈입니다.
관건은 투자 방식인데요.
워낙 거액이라 기업 부담이 큰데,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도 1분기에 19억 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정부는 대출, 보증 등 공적 금융 지원으로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예정인데, 보증이 클수록 기업 부담이 줄어듭니다.
[앵커]
이번 협상으로 일단 소나기는 피한 것 같은데 기존에 체결했던 한미 FTA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한미 FTA는 2012년부터 발효됐죠.
하지만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번 타결로 조선업만 긍정 영향,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 상당수 산업군 전망이 어둡습니다.
특히 철강은 협상 내용에서 빠지면서 50% 관세가 유지됐는데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을 인수하며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만큼 타격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번에 소나기는 피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는 미국이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등의 영향이 있을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마스가’ 조선 협력 카드 통했다…FTA는 무력화 [뉴스in뉴스]
-
- 입력 2025-08-01 12:21:11
- 수정2025-08-01 13:06:31

[앵커]
이번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반대로 아쉬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경제산업부 이재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관심이 컸던 자동차 관세는 15%로 정해졌는데, 경쟁국들과 같은 수준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협상단이 가장 공들인 품목이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이거든요.
지난해 수출액만 347억 달러에 이릅니다.
지난 4월 자동차 품목에 25%의 관세가 매겨졌었죠.
이번 협상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도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15%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차의 강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지는 살짝 의문이 남는데요.
일본과 EU는 25%였던 품목별 관세를 절반으로 깎은 뒤, 트럼프 정부 전부터 있던 2.5% 관세를 더해서 15%라는 관세가 나온거였거든요.
반면 우리는 한미 FTA로 누리던 0% 관세가 사라지고 한꺼번에 경쟁국과 같은 15%를 물게 됐습니다.
사라진 가격 우위에 대한 부담은 기업들 몫이 됐습니다.
[앵커]
이번 협상엔 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와 원유 등 에너지를 한국이 수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죠.
현실성 있는겁니까?
[기자]
일단 우리 정부는 무리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에너지 양은 전체의 14% 정도인 2백32억 달러 규모입니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은 4년 동안 천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에너지를 들여오기로 했다 했거든요.
단순 계산하면 1년에 2백50억 달러 정도라 중동 등에서 사오는 것들을 일부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문제는 경제성인데요.
현재 미국산 에너지 가격은 타 생산지 대비 저렴한데다 FTA로 관세도 안 붙습니다.
반면 한국과 바닷길 거리는 미국이 중동보다 2배 가까이 멉니다.
당연히 운송비도 비싸겠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다음에 있을 무역 협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비싼 운송비를 포함하더라도 중동산 원유와 LNG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미국 측을 잘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협상을 풀어나갔던 열쇠 중 하나로 '마스가 프로젝트' 얘기가 나오는데.
마스가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구 중에 'MAGA', 마가라는 말이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의 약자인데. 중간에 Shipbuilding 즉 조선이라는 단어를 넣은 겁니다.
마스가, 한마디로 해석하면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미 상무부 건물로 들어가는 우리 협상단을 찍은 사진인데요.
손에 흰 천으로 감싼 커다란 액자 같은게 보이죠.
협상단이 특별 제작한 가로세로 1미터 길이의 마스가 관련 설명판입니다.
'마스가', 조선협력 프로젝트 등으로 한미 양국이 누릴 이점을 정리한 겁니다.
미리 내용이 유출될까봐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서 감싸서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 설명판 외에도 마스가 문구를 새긴 모자도 준비했다고 하네요.
[앵커]
그럼 마스가 프로젝트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요?
[기자]
사실상 붕괴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겠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 강국이었죠.
그런데 70년대부터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미국의 역량은 후퇴해왔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조선 강국으로 손꼽히는데요.
미국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는거고, 일본과 유럽도 전성기 때 보다 선박 건조량 등이 많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결국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건 일본, 유럽연합은 불가능한 우리만 할 수 있는 제안이었던 셈이죠.
우리가 제안한 조선업 투자 펀드 규모는 1,500억 달러인데요.
미국 내 조선소 건설과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선박 건조, 유지 보수, 기술 이전까지 지원합니다.
[앵커]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는다.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국내 기업들에게도 나쁠 것 없는 '윈-윈'이란 평갑니다.
일단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조선업 시장은 매우 보수적으로 닫혀 있었습니다.
군함과 상선 일부 분야에서는 법적으로 자국내 건조를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닫혀 있던 미국 조선 시장이 마스가를 계기로 열리는 셈입니다.
관건은 투자 방식인데요.
워낙 거액이라 기업 부담이 큰데,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도 1분기에 19억 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정부는 대출, 보증 등 공적 금융 지원으로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예정인데, 보증이 클수록 기업 부담이 줄어듭니다.
[앵커]
이번 협상으로 일단 소나기는 피한 것 같은데 기존에 체결했던 한미 FTA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한미 FTA는 2012년부터 발효됐죠.
하지만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번 타결로 조선업만 긍정 영향,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 상당수 산업군 전망이 어둡습니다.
특히 철강은 협상 내용에서 빠지면서 50% 관세가 유지됐는데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을 인수하며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만큼 타격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번에 소나기는 피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는 미국이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등의 영향이 있을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이번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반대로 아쉬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경제산업부 이재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관심이 컸던 자동차 관세는 15%로 정해졌는데, 경쟁국들과 같은 수준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협상단이 가장 공들인 품목이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이거든요.
지난해 수출액만 347억 달러에 이릅니다.
지난 4월 자동차 품목에 25%의 관세가 매겨졌었죠.
이번 협상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도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15%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차의 강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지는 살짝 의문이 남는데요.
일본과 EU는 25%였던 품목별 관세를 절반으로 깎은 뒤, 트럼프 정부 전부터 있던 2.5% 관세를 더해서 15%라는 관세가 나온거였거든요.
반면 우리는 한미 FTA로 누리던 0% 관세가 사라지고 한꺼번에 경쟁국과 같은 15%를 물게 됐습니다.
사라진 가격 우위에 대한 부담은 기업들 몫이 됐습니다.
[앵커]
이번 협상엔 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와 원유 등 에너지를 한국이 수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죠.
현실성 있는겁니까?
[기자]
일단 우리 정부는 무리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에너지 양은 전체의 14% 정도인 2백32억 달러 규모입니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은 4년 동안 천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에너지를 들여오기로 했다 했거든요.
단순 계산하면 1년에 2백50억 달러 정도라 중동 등에서 사오는 것들을 일부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문제는 경제성인데요.
현재 미국산 에너지 가격은 타 생산지 대비 저렴한데다 FTA로 관세도 안 붙습니다.
반면 한국과 바닷길 거리는 미국이 중동보다 2배 가까이 멉니다.
당연히 운송비도 비싸겠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다음에 있을 무역 협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비싼 운송비를 포함하더라도 중동산 원유와 LNG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미국 측을 잘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협상을 풀어나갔던 열쇠 중 하나로 '마스가 프로젝트' 얘기가 나오는데.
마스가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구 중에 'MAGA', 마가라는 말이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의 약자인데. 중간에 Shipbuilding 즉 조선이라는 단어를 넣은 겁니다.
마스가, 한마디로 해석하면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미 상무부 건물로 들어가는 우리 협상단을 찍은 사진인데요.
손에 흰 천으로 감싼 커다란 액자 같은게 보이죠.
협상단이 특별 제작한 가로세로 1미터 길이의 마스가 관련 설명판입니다.
'마스가', 조선협력 프로젝트 등으로 한미 양국이 누릴 이점을 정리한 겁니다.
미리 내용이 유출될까봐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서 감싸서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 설명판 외에도 마스가 문구를 새긴 모자도 준비했다고 하네요.
[앵커]
그럼 마스가 프로젝트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요?
[기자]
사실상 붕괴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겠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 강국이었죠.
그런데 70년대부터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미국의 역량은 후퇴해왔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조선 강국으로 손꼽히는데요.
미국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는거고, 일본과 유럽도 전성기 때 보다 선박 건조량 등이 많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결국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건 일본, 유럽연합은 불가능한 우리만 할 수 있는 제안이었던 셈이죠.
우리가 제안한 조선업 투자 펀드 규모는 1,500억 달러인데요.
미국 내 조선소 건설과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선박 건조, 유지 보수, 기술 이전까지 지원합니다.
[앵커]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한국이 돕는다.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국내 기업들에게도 나쁠 것 없는 '윈-윈'이란 평갑니다.
일단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조선업 시장은 매우 보수적으로 닫혀 있었습니다.
군함과 상선 일부 분야에서는 법적으로 자국내 건조를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닫혀 있던 미국 조선 시장이 마스가를 계기로 열리는 셈입니다.
관건은 투자 방식인데요.
워낙 거액이라 기업 부담이 큰데,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도 1분기에 19억 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정부는 대출, 보증 등 공적 금융 지원으로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예정인데, 보증이 클수록 기업 부담이 줄어듭니다.
[앵커]
이번 협상으로 일단 소나기는 피한 것 같은데 기존에 체결했던 한미 FTA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한미 FTA는 2012년부터 발효됐죠.
하지만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번 타결로 조선업만 긍정 영향,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 상당수 산업군 전망이 어둡습니다.
특히 철강은 협상 내용에서 빠지면서 50% 관세가 유지됐는데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을 인수하며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만큼 타격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번에 소나기는 피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는 미국이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등의 영향이 있을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
-
이재희 기자 leej@kbs.co.kr
이재희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슈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