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청년 커뮤니티에서, “너 내 동료가 돼라!”

입력 2025.07.08 (19:32) 수정 2025.07.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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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정작 그 위기를 실감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각자의 삶을 버티기도 벅찬 청년들에게 고향이 사라진다는 건 너무도 먼 얘기일지 모릅니다.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지역소멸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와닿지 않았었고 그냥 어떤 신문 기사에서만 보던 그런 어떤 멀리 있는 단어 그렇게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모두가 떠난 줄만 알았던 지방에서 낭만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고성에서 청년들이 만들어내는 느슨하고도 단단한 공동체, 낭만살롱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고성군의 한 조용한 마을.

이곳엔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학교가 있었습니다.

10년이 넘는 도시 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고성으로 돌아온 류주연 씨가 마주한 건 텅 빈 마을과 폐교된 마을, 지방 소멸의 현실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고향에서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청년인구 유출, 그리고 청년들이 겪는 외로움과 소외감.

그러나 류주연 씨는 느슨한 연대와 다양한 소통을 이어가는 청년들의 문화적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길을 걷다 보면 청년들이 없지는 않은 거예요. 저 청년은 어디서 온 청년일까? 이렇게 궁금해지면서 더 알아가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다가 도시에는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청년 커뮤니티 이런 것을 고성에서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런 마음이 들었고 영화를 보거나 뭐 공연 같은 거 볼 때도 통영이나 진주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되는데 그러지 말고 우리 곁에서 우리가 낭만을 찾아보자라는 의미에서 그런 낭만 살롱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3개월 시즌제로 운영되는 낭만살롱.

지금까지 이 모임을 거쳐 간 청년들만도 150명이 넘는데요.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모임부터 시작해 현재는 소모임 3개와 회원들이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제안하는 모임으로 확장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강민호/낭만살롱 회원 : "혼자 일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까 여기 고성군에 실제로 살고 있어도 청년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잘 모르는데 이거 낭만살롱 하면서 (좋은) 첫 번째는 소통인 것 같고 그리고 두 번째는 문화적인 이런 것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오늘은 낭만살롱 회원들이 직접 마련한 작은 장터가 열리는 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꺼내 서로 나누는 자리입니다.

[신도윤/낭만살롱 회원 : "청년들이 자기가 쓰고 있는 물건들을 (집에) 박아두기 아까우니까 이제 들고 나와서 다른 분들과 교류를 해가지고 물건을 파는 이 행사를 저희가 진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은 이 작고 소박한 플리마켓을 통해 지역과 연결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한 겹 더 쌓아갑니다.

[이동수/고성군 삼산면 : "이런 모임이 자꾸만 많아져야 인구 소멸이 감소되고 고성의 젊은이들이 모이잖아요."]

[이은미/고성군 고성읍 : "도시 같은 경우는 뭐 어떤 행사나 이런 그런 게 되게 많잖아요. 공연도 많고 그런데 고성 같은 경우는 없잖아요. 너무 좋아요. 자주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청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함께할 수 있게 이끌고 있는데요.

청년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거나 협업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종현/1호점 커피 대표 : "청년들이 주체가 돼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그 과정에서 저희가 직접적으로 큰 도움은 줄 수 없지만 저희도 같이 한번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같이 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김군미/남쪽바다고성 대표 : "진짜로 저는 이 시골이다 보니까 청년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많았거든요. 청년들을 만나서 그냥 왔다는 사실 자체가 저는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류주연 씨가 품었던 작은 고민에서 시작된 여정.

청년들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만들어온 낭만적인 모임의 기록들이 이제 한 권의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사실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지는 지역의 그런 모습들과 현실은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거든요. 청년이 지역에서 살아갈 때 어떤 어려움들이 있고 조금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의 눈에는 불편하고 낯선 곳일 수 있는 농촌.

하지만 고립과 단절이 아닌 연결과 연대를 선택한 청년들.

낭만살롱의 활동과 경험이 지방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요.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흔히들 시골 하면 갖고 계신 선입견 중의 하나가 텃세가 심할 것이다라고 생각들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원래 살고 계시던 지역민과 새로 오시는 청년분들 사이에 어떤 교류나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할 기회가 없어서라고 생각을 해서 그래서 끊임없이 교류를 하면은 서로를 알게 되고 오해도 사라져서 그런 일들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느슨하고도 단단하게 연결된 청년들의 공동체, 이들은 연대와 소통이라는 낭만적인 방법을 통해 지방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실현해가고 있습니다.

구성:정현정/촬영·편집:한동민/내레이션:방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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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청년 커뮤니티에서, “너 내 동료가 돼라!”
    • 입력 2025-07-08 19:32:50
    • 수정2025-07-08 20:02:27
    뉴스7(창원)
지방소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정작 그 위기를 실감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각자의 삶을 버티기도 벅찬 청년들에게 고향이 사라진다는 건 너무도 먼 얘기일지 모릅니다.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지역소멸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와닿지 않았었고 그냥 어떤 신문 기사에서만 보던 그런 어떤 멀리 있는 단어 그렇게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모두가 떠난 줄만 알았던 지방에서 낭만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고성에서 청년들이 만들어내는 느슨하고도 단단한 공동체, 낭만살롱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고성군의 한 조용한 마을.

이곳엔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학교가 있었습니다.

10년이 넘는 도시 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고성으로 돌아온 류주연 씨가 마주한 건 텅 빈 마을과 폐교된 마을, 지방 소멸의 현실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고향에서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청년인구 유출, 그리고 청년들이 겪는 외로움과 소외감.

그러나 류주연 씨는 느슨한 연대와 다양한 소통을 이어가는 청년들의 문화적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길을 걷다 보면 청년들이 없지는 않은 거예요. 저 청년은 어디서 온 청년일까? 이렇게 궁금해지면서 더 알아가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다가 도시에는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청년 커뮤니티 이런 것을 고성에서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런 마음이 들었고 영화를 보거나 뭐 공연 같은 거 볼 때도 통영이나 진주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되는데 그러지 말고 우리 곁에서 우리가 낭만을 찾아보자라는 의미에서 그런 낭만 살롱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3개월 시즌제로 운영되는 낭만살롱.

지금까지 이 모임을 거쳐 간 청년들만도 150명이 넘는데요.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모임부터 시작해 현재는 소모임 3개와 회원들이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제안하는 모임으로 확장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강민호/낭만살롱 회원 : "혼자 일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까 여기 고성군에 실제로 살고 있어도 청년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잘 모르는데 이거 낭만살롱 하면서 (좋은) 첫 번째는 소통인 것 같고 그리고 두 번째는 문화적인 이런 것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오늘은 낭만살롱 회원들이 직접 마련한 작은 장터가 열리는 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꺼내 서로 나누는 자리입니다.

[신도윤/낭만살롱 회원 : "청년들이 자기가 쓰고 있는 물건들을 (집에) 박아두기 아까우니까 이제 들고 나와서 다른 분들과 교류를 해가지고 물건을 파는 이 행사를 저희가 진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은 이 작고 소박한 플리마켓을 통해 지역과 연결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한 겹 더 쌓아갑니다.

[이동수/고성군 삼산면 : "이런 모임이 자꾸만 많아져야 인구 소멸이 감소되고 고성의 젊은이들이 모이잖아요."]

[이은미/고성군 고성읍 : "도시 같은 경우는 뭐 어떤 행사나 이런 그런 게 되게 많잖아요. 공연도 많고 그런데 고성 같은 경우는 없잖아요. 너무 좋아요. 자주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청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함께할 수 있게 이끌고 있는데요.

청년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거나 협업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종현/1호점 커피 대표 : "청년들이 주체가 돼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그 과정에서 저희가 직접적으로 큰 도움은 줄 수 없지만 저희도 같이 한번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같이 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김군미/남쪽바다고성 대표 : "진짜로 저는 이 시골이다 보니까 청년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많았거든요. 청년들을 만나서 그냥 왔다는 사실 자체가 저는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류주연 씨가 품었던 작은 고민에서 시작된 여정.

청년들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만들어온 낭만적인 모임의 기록들이 이제 한 권의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사실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지는 지역의 그런 모습들과 현실은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거든요. 청년이 지역에서 살아갈 때 어떤 어려움들이 있고 조금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의 눈에는 불편하고 낯선 곳일 수 있는 농촌.

하지만 고립과 단절이 아닌 연결과 연대를 선택한 청년들.

낭만살롱의 활동과 경험이 지방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요.

[류주연/작가/낭만살롱 운영자 : "흔히들 시골 하면 갖고 계신 선입견 중의 하나가 텃세가 심할 것이다라고 생각들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원래 살고 계시던 지역민과 새로 오시는 청년분들 사이에 어떤 교류나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할 기회가 없어서라고 생각을 해서 그래서 끊임없이 교류를 하면은 서로를 알게 되고 오해도 사라져서 그런 일들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느슨하고도 단단하게 연결된 청년들의 공동체, 이들은 연대와 소통이라는 낭만적인 방법을 통해 지방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실현해가고 있습니다.

구성:정현정/촬영·편집:한동민/내레이션:방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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