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거슬리게 한 남자, 조란 맘다니는 누구? [뉴스in뉴스]

입력 2025.07.02 (12:38) 수정 2025.07.0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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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 뉴욕이 최근 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습니다.

33살의 이슬람교를 믿는 정치 신인 조란 맘다니가 미국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이 망했다며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 기자~ 조란 맘다니, 이름이 굉장히 낯설어요.

무명의 정치 신인인데,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조란 맘다니, 성을 봐도 이름을 봐도 미국이나 유럽계는 아닙니다.

인도계 미국인.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고요.

우간다에서 태어난 이민 2세입니다.

올해 33살로 정치경력이 5년 밖에 안된 신인인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지지도가 0%였던 정치 신인의 돌풍에 미국도 깜짝 놀랐고, 맘다니 스스로도 역사를 새로 썼다며 감격했을 정돕니다.

뉴욕은 민주당의 텃밭이어서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사람이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연일 공격을 하고 있어요.

공산주의자다, 뉴욕은 망했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뉴욕하면 월스트리트의 고층 빌딩과 화려한 맨하탄을 떠올리시게 되죠.

이면에는 살인적인 물가와 월세가 천만원이 넘는 주거 환경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너무 비싼 뉴욕을 맘다니는 '우리가 살 수 있는 뉴욕'으로 만들겠다는 건데요.

들어보시죠.

[조란 맘다니/뉴욕시장 후보/미 민주당 : "저는 이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나섰습니다. 수백만 명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빠른 무상 버스와 무상 보육 서비스를 만들 겁니다. 질문이 나오기 전에 답하자면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자금을 조달할 겁니다."]

상당히 좌파적인 공약이죠.

트럼프는 곧바로 맘다니가 100% 공산주의 광인이라고 과격한 언어로 공격했는데요.

맘다니는 트럼프의 파시즘, 독재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믿을 수 없네요. 우리 나라에겐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그는 공산주의자예요. 우리가 공산주의자에게 가게 됩니다. 뉴욕에겐 정말 나쁜 일입니다."]

[조란 맘다니/뉴욕 시장 후보/미 민주당 : "뉴욕은 시장의 권한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파시즘을 거부하는 곳이 될 겁니다."]

[앵커]

트럼프도 트럼프인데, 맘다니의 공약을 보면 부유세, 이런 건 월가에서도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뉴욕은 미국 최대 도시면서도 자본주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월가에선 무상버스, 공공 식료품점 같은 공약이 인기주의,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또, 부유세를 도입하면 뉴욕의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소셜미디어 X에 아예 맘다니를 낙선시킬 중도파 도전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도 공언했습니다.

[앵커]

좌파적 정책도 그런데, 무슬림이고 인도계라는 점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어요?

[기자]

영상 먼저 보실까요.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맘다니를 공격하기 위해 올린 영상입니다.

[조란 맘다니/뉴욕 시장 후보/미 민주당 : "(미국 정치의 3가지 금기가 사회주의자, 이슬람교도, 친팔레스타인입니다. 3박자를 다 이루셨어요.) 맞습니다. 계속 해보시죠."]

["(말해보세요. 팔레스타인이 왜 당신 정책의 일부여야 하죠?) 당신이 제3세계에서 성장하게 된다면 당신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에 대해 (미국인들과) 상당히 다른 관점을 갖게 됩니다."]

이 영상,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3자적 관점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한 공화당 의원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며, 미개하다고 조롱하면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댓글이 폭발했습니다.

만 5천개가 넘는 댓글이 하루만에 달렸는데, 너는 피자, 타코, 햄버거 먹을 때 손으로 안먹냐는 댓글부터 트럼프가 손으로 피자 먹는 사진들, 인도계 극우 정치 평론가가 손으로 남부 인도 음식을 먹는 사진들이 줄줄이 반박글로 달렸습니다.

한 네티즌은 77만 명의 미국인들이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데, 지금 손으로 밥 먹었다고 싸우는 게 정치가 맞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영상, 내용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맘다니가 친팔레스타인이라는 점도 공격 대상 아닙니까?

[기자]

뉴욕은 전체 인구 20% 정도가 유대인입니다.

유대인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과거와 달리 젊은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자기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더 중요하게 보는 분위깁니다.

[행크 셰인코프/정치 평론가 : "이 선거는 독특하게도 이념적인 유대인 투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젊은 유대인 세대는 이스라엘의 상태에 대해 정말로 관심이 없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젊은 유대인들이 관심을 갖는 건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앵커]

맘다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실제 뉴욕 시장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살 만한 뉴욕'이라는 표어와 함께 맘다니의 선거운동 방식은 젊은층을 철저히 공략하고 있습니다.

[조란 맘다니/뉴욕 시장 예비후보 경선 당시 : "(저도 투표하러 갈 겁니다.) 투표해 주세요. 9시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친구들에게 문자하고 전화해주세요."]

4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소셜미디어 위주로 선거 운동을 하는데 가는 곳마다 젊은층의 반응이 굉장합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라는 것도 트럼프의 독재에 강력히 맞서는 구호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를 가장 싫어하는 도시가 뉴욕이거든요.

"뉴욕 사람 85%가 반 트럼프"라는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돕니다.

다만, 경선에서 맘다니에 패배한 쿠오모 전 주지사가 무소속으로 나오겠다고 선언해 아직까지 선거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쿠오모도 맘다니도 반 트럼프 기치는 같거든요.

하지만 맘다니는 이제 33살이고.

[앵커]

앞으로도 기회가 많다는 거죠.

[기자]

그가 보여준 돌풍은 미국 민주당에게 사람들이 바라는 개혁의 길이다, 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김양순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한미희 김은주/그래픽:이호영/자료조사:김나영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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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를 거슬리게 한 남자, 조란 맘다니는 누구? [뉴스in뉴스]
    • 입력 2025-07-02 12:38:59
    • 수정2025-07-02 1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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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 뉴욕이 최근 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습니다.

33살의 이슬람교를 믿는 정치 신인 조란 맘다니가 미국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이 망했다며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 기자~ 조란 맘다니, 이름이 굉장히 낯설어요.

무명의 정치 신인인데,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조란 맘다니, 성을 봐도 이름을 봐도 미국이나 유럽계는 아닙니다.

인도계 미국인.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고요.

우간다에서 태어난 이민 2세입니다.

올해 33살로 정치경력이 5년 밖에 안된 신인인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지지도가 0%였던 정치 신인의 돌풍에 미국도 깜짝 놀랐고, 맘다니 스스로도 역사를 새로 썼다며 감격했을 정돕니다.

뉴욕은 민주당의 텃밭이어서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사람이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연일 공격을 하고 있어요.

공산주의자다, 뉴욕은 망했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뉴욕하면 월스트리트의 고층 빌딩과 화려한 맨하탄을 떠올리시게 되죠.

이면에는 살인적인 물가와 월세가 천만원이 넘는 주거 환경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너무 비싼 뉴욕을 맘다니는 '우리가 살 수 있는 뉴욕'으로 만들겠다는 건데요.

들어보시죠.

[조란 맘다니/뉴욕시장 후보/미 민주당 : "저는 이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나섰습니다. 수백만 명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빠른 무상 버스와 무상 보육 서비스를 만들 겁니다. 질문이 나오기 전에 답하자면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자금을 조달할 겁니다."]

상당히 좌파적인 공약이죠.

트럼프는 곧바로 맘다니가 100% 공산주의 광인이라고 과격한 언어로 공격했는데요.

맘다니는 트럼프의 파시즘, 독재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믿을 수 없네요. 우리 나라에겐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그는 공산주의자예요. 우리가 공산주의자에게 가게 됩니다. 뉴욕에겐 정말 나쁜 일입니다."]

[조란 맘다니/뉴욕 시장 후보/미 민주당 : "뉴욕은 시장의 권한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파시즘을 거부하는 곳이 될 겁니다."]

[앵커]

트럼프도 트럼프인데, 맘다니의 공약을 보면 부유세, 이런 건 월가에서도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뉴욕은 미국 최대 도시면서도 자본주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월가에선 무상버스, 공공 식료품점 같은 공약이 인기주의,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또, 부유세를 도입하면 뉴욕의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소셜미디어 X에 아예 맘다니를 낙선시킬 중도파 도전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도 공언했습니다.

[앵커]

좌파적 정책도 그런데, 무슬림이고 인도계라는 점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어요?

[기자]

영상 먼저 보실까요.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맘다니를 공격하기 위해 올린 영상입니다.

[조란 맘다니/뉴욕 시장 후보/미 민주당 : "(미국 정치의 3가지 금기가 사회주의자, 이슬람교도, 친팔레스타인입니다. 3박자를 다 이루셨어요.) 맞습니다. 계속 해보시죠."]

["(말해보세요. 팔레스타인이 왜 당신 정책의 일부여야 하죠?) 당신이 제3세계에서 성장하게 된다면 당신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에 대해 (미국인들과) 상당히 다른 관점을 갖게 됩니다."]

이 영상,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3자적 관점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한 공화당 의원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며, 미개하다고 조롱하면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댓글이 폭발했습니다.

만 5천개가 넘는 댓글이 하루만에 달렸는데, 너는 피자, 타코, 햄버거 먹을 때 손으로 안먹냐는 댓글부터 트럼프가 손으로 피자 먹는 사진들, 인도계 극우 정치 평론가가 손으로 남부 인도 음식을 먹는 사진들이 줄줄이 반박글로 달렸습니다.

한 네티즌은 77만 명의 미국인들이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데, 지금 손으로 밥 먹었다고 싸우는 게 정치가 맞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영상, 내용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맘다니가 친팔레스타인이라는 점도 공격 대상 아닙니까?

[기자]

뉴욕은 전체 인구 20% 정도가 유대인입니다.

유대인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과거와 달리 젊은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자기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더 중요하게 보는 분위깁니다.

[행크 셰인코프/정치 평론가 : "이 선거는 독특하게도 이념적인 유대인 투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젊은 유대인 세대는 이스라엘의 상태에 대해 정말로 관심이 없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젊은 유대인들이 관심을 갖는 건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앵커]

맘다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실제 뉴욕 시장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살 만한 뉴욕'이라는 표어와 함께 맘다니의 선거운동 방식은 젊은층을 철저히 공략하고 있습니다.

[조란 맘다니/뉴욕 시장 예비후보 경선 당시 : "(저도 투표하러 갈 겁니다.) 투표해 주세요. 9시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친구들에게 문자하고 전화해주세요."]

4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소셜미디어 위주로 선거 운동을 하는데 가는 곳마다 젊은층의 반응이 굉장합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라는 것도 트럼프의 독재에 강력히 맞서는 구호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를 가장 싫어하는 도시가 뉴욕이거든요.

"뉴욕 사람 85%가 반 트럼프"라는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돕니다.

다만, 경선에서 맘다니에 패배한 쿠오모 전 주지사가 무소속으로 나오겠다고 선언해 아직까지 선거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쿠오모도 맘다니도 반 트럼프 기치는 같거든요.

하지만 맘다니는 이제 33살이고.

[앵커]

앞으로도 기회가 많다는 거죠.

[기자]

그가 보여준 돌풍은 미국 민주당에게 사람들이 바라는 개혁의 길이다, 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김양순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한미희 김은주/그래픽:이호영/자료조사:김나영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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