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막이판 효과는 확실…관건은 설치 골든타임

[앵커]

이같은 집중호우 때 위험한 곳 중 하나가 '지하 공간'입니다.

갑자기 밀려드는 빗물에 인명 사고도 잇따랐는데요.

이런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장비가 '물막이판'인데, 활용도가 저조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포항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들이닥친 빗물에 주민 7명이 숨졌습니다.

쏟아지는 수압을 뚫고 지상으로 빠져나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김경태/포항남부소방서 예방총괄/2022년 9월 :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됐고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지하로 물이 못 들어오게 막는 장비가 이런 '물막이판'입니다.

한쪽엔 물막이판을 세우고, 그 앞엔 수조를 설치했습니다.

한편엔 너비 7m, 높이 50cm, 물 1.7톤이 한가득이지만, 물막이판 반대편엔 물이 거의 없습니다.

물 차단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그렇다면 설치는 어떨까.

지지대를 세우고, 거기에 판을 끼워 올리고…

전문업체 직원 3명이 설치까지 5분 걸렸습니다.

이번엔 제가 직접 물막이판을 설치 해보려고 하는데요.

4kg짜리 물막이판을 고무에 딱 맞게 끼워야 합니다.

이렇게 크기도 크고 처음 해보는 탓에 쉽지 않습니다.

폭우가 쏟아지거나 밤일 때는 더 어려울 거로 보이는데, 설치 교육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이영규/한국화재보험협회 책임연구원 : "장마가 시작하는 시즌 하루 이틀 전에 한 번씩은 훈련을 해봤으면 (합니다)."]

물막이판이 설치된 아파트는 10곳 중 1곳꼴.

방재지구 등 재난 위험이 높은 지역만 설치 의무가 있는데, 대부분 저지대 농촌 위주라, 도심 아파트는 거의 빠져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설치해야 하겠다' 이런 여론이 다수일 때 설치를 의무화하고, 계도를 더 지속적으로 많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지하 주차장 기준 설치 비용은 천만 원 정도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고형석/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