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상흔’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화 상징 재탄생

입력 2025.06.10 (19:36) 수정 2025.06.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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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들이 '독재 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6.10민주항쟁.

오늘 38주년을 맞았습니다.

기념일을 맞아 인권탄압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도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정식 개관했는데요.

고문 피해자들도 자리를 찾아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신수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KBS뉴스/1987년 1월 15일 : "(경찰)조사를 받던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 21살 박종철 군이 숨졌다고 오늘 오후에 발표했습니다."]

[KBS뉴스/1987년 5월 29일 : "조 경위가 책상을 '탁' 치자, 박군이 억 소리를 내면서 숨졌다고…."]

38년 전,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강제 연행돼 모진 고문을 받다 숨을 거둔 박종철 열사, 숨진 장소는 군부독재 시절 '민주주의 탄압'의 상징과도 같았던 '남영동 대공분실'이었습니다.

[유동우/학림 사건 피해자 : "주먹으로 여기를 쳐 (얼굴이) 휙 돌아가니까 이쪽에 있는 사람이 또 치고. 배를 그냥 발로 찼는데 쓰러지니까 무차별적으로 밟고 짓이기고 비비고…."]

물고문을 위한 욕조와 비좁은 창문까지, 오로지 감시와 고문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이곳에서 고문을 당한 피해자만 공식적으로 4백 명이 넘습니다.

[연성수/민주화운동청년연합 사건 피해자 : "이 건물 전체 고문 도구이고 이 방 전체가 고문 도구야.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마비가 되는 거야. 고문이라는 게 몸에 기억되는 거구나."]

이처럼 인권 유린의 본거지였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짓밟았던 공간은 고스란히 남겨뒀습니다.

지금의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어두운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동석/재일교포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 "다시는 저 같은 일이 있었으면 안 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면 안 되게끔 많은 사람이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KBS 뉴스 신수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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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폭력 상흔’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화 상징 재탄생
    • 입력 2025-06-10 19:36:47
    • 수정2025-06-10 19: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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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들이 '독재 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6.10민주항쟁.

오늘 38주년을 맞았습니다.

기념일을 맞아 인권탄압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도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정식 개관했는데요.

고문 피해자들도 자리를 찾아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신수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KBS뉴스/1987년 1월 15일 : "(경찰)조사를 받던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 21살 박종철 군이 숨졌다고 오늘 오후에 발표했습니다."]

[KBS뉴스/1987년 5월 29일 : "조 경위가 책상을 '탁' 치자, 박군이 억 소리를 내면서 숨졌다고…."]

38년 전,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강제 연행돼 모진 고문을 받다 숨을 거둔 박종철 열사, 숨진 장소는 군부독재 시절 '민주주의 탄압'의 상징과도 같았던 '남영동 대공분실'이었습니다.

[유동우/학림 사건 피해자 : "주먹으로 여기를 쳐 (얼굴이) 휙 돌아가니까 이쪽에 있는 사람이 또 치고. 배를 그냥 발로 찼는데 쓰러지니까 무차별적으로 밟고 짓이기고 비비고…."]

물고문을 위한 욕조와 비좁은 창문까지, 오로지 감시와 고문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이곳에서 고문을 당한 피해자만 공식적으로 4백 명이 넘습니다.

[연성수/민주화운동청년연합 사건 피해자 : "이 건물 전체 고문 도구이고 이 방 전체가 고문 도구야.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마비가 되는 거야. 고문이라는 게 몸에 기억되는 거구나."]

이처럼 인권 유린의 본거지였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짓밟았던 공간은 고스란히 남겨뒀습니다.

지금의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어두운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동석/재일교포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 "다시는 저 같은 일이 있었으면 안 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면 안 되게끔 많은 사람이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KBS 뉴스 신수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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