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버틴 환자들의 분노…“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

입력 2025.04.18 (23:20) 수정 2025.04.18 (23: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1년 넘게 추진해 온 의대 증원 정책을 철회하자, 의료대란을 버텨 온 중증 환자와 가족들은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해 피해를 감수했는지 되물으며, 하루빨리 의료 공백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은 송정아 씨.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신규 예약이 막혀, 수술을 받기까지 다섯 달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치면서 그야말로 피가 마르는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의대 증원이 백지화된 마당에 무엇을 위해 의료대란을 버텨왔는지 기가 막힐 뿐입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환자들이 본 것밖에 없는 거잖아요. 아무 의미 없는 시간만 흘러간 거고. 기가 막힌데요."]

당장 의료 현장의 공백이 해소될 것 같지도 않은 상황.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분노하는 대목입니다.

[식도암 환자 가족/음성변조 : "전공의분들도 복귀를 하겠다 그런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다못해 의대생분들도 복귀하겠다고 입장 표명도 안 하고."]

환자단체들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드러난 의료계의 특권 의식도 꼬집었습니다.

환자를 무시한 집단행동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성주/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 : "앞으로 의사가 되실 분들이 (투쟁) 방식을 이런 형태로 학습을 한 게 아닌가. 우리 환자들이 앞으로 감당해야 될 고통이나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것 같아서."]

의대 증원을 환영하던 지역 사회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충북을 또다시 의료 불모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성토했고, 김영록 전남지사는 "더 이상 도민들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이번 백기 투항으로 의료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이호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의료대란 버틴 환자들의 분노…“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
    • 입력 2025-04-18 23:20:27
    • 수정2025-04-18 23:36:08
    뉴스라인 W
[앵커]

정부가 1년 넘게 추진해 온 의대 증원 정책을 철회하자, 의료대란을 버텨 온 중증 환자와 가족들은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해 피해를 감수했는지 되물으며, 하루빨리 의료 공백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은 송정아 씨.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신규 예약이 막혀, 수술을 받기까지 다섯 달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치면서 그야말로 피가 마르는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의대 증원이 백지화된 마당에 무엇을 위해 의료대란을 버텨왔는지 기가 막힐 뿐입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환자들이 본 것밖에 없는 거잖아요. 아무 의미 없는 시간만 흘러간 거고. 기가 막힌데요."]

당장 의료 현장의 공백이 해소될 것 같지도 않은 상황.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분노하는 대목입니다.

[식도암 환자 가족/음성변조 : "전공의분들도 복귀를 하겠다 그런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다못해 의대생분들도 복귀하겠다고 입장 표명도 안 하고."]

환자단체들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드러난 의료계의 특권 의식도 꼬집었습니다.

환자를 무시한 집단행동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성주/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 : "앞으로 의사가 되실 분들이 (투쟁) 방식을 이런 형태로 학습을 한 게 아닌가. 우리 환자들이 앞으로 감당해야 될 고통이나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것 같아서."]

의대 증원을 환영하던 지역 사회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충북을 또다시 의료 불모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성토했고, 김영록 전남지사는 "더 이상 도민들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이번 백기 투항으로 의료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이호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