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통일 꿈꾸는 ‘기적소리’…다국적 평화 풍물패
입력 2025.02.08 (08:40)
수정 2025.02.0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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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말에는 ‘신명’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를 즐길 때 쓰는 말인데요.
‘신명’ 하면 떠오르는 전통 음악이 있죠. 바로 ‘풍물’입니다.
예로부터 ‘풍물’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마음을 나누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 ‘신명’의 가락을 통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국적 청년으로 이루어진 풍물패 ‘기적소리’입니다.
‘기적소리’의 장단에는 남과 북이 다시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풍물패 ‘기적소리’를 장예진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유난히도 추웠던 한겨울의 오전, 예술학교 교정에서 만난 유학생 야사만 씨.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이란에서 온 야사만이라고 하고 요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해금 전공하고 있어요."]
야사만 씨는 이란 주재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공연에서 ‘아리랑’을 듣고 우리 음악에 반했다는데요.
자신의 전공 악기인 해금을 조심스럽게 꺼내 듭니다.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처음 해금 소리를 들었을 때 슬픔과 기쁨, 즐거운 소리를 같은 시간에 다 들어서 감동받았고..."]
활을 들어 줄 위를 부드럽게 그어 내려가자 애잔한 선율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야사만 씨에게 해금은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한데요.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해금은 사실 저한테 다양한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평화풍물패 연습하러 가요. (어떤 곳이에요?) 우리는 한국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대와 설렘을 안고 풍물패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기적소리’는 다국적 청년들로 구성된 평화 풍물패입니다.
["(음악 소리가 벌써 들리는데요?) 연습 벌써 시작한 것 같아요. (우리 늦었나 봐요. 빨리 가요.)"]
힘찬 북소리와 장구 장단이 어우러진 신명 나는 가락이 들려옵니다.
공연복을 차려입으며 연습 준비에 들어간 단원들.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오방색 띠를 매는 모습도 무척이나 능숙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지금 입고 계신 옷이 무슨 옷이에요?) 이게 ‘민복’이라고 풍물 칠 때 입는 공연복이에요."]
기적소리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인도, 콜롬비아, 타지키스탄 등 6개 국가, 12명의 단원이 함께 하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장단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지금 전 세계가 전쟁 위기가 섞여 있고 평화가 많이 무너져 가는 시기잖아요. 그 시기에 다국적 친구들이 모여서 평화의 소리를 높이자는 취지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의 전통 음악으로 하나가 된 청년들.
이들이 울리는 풍물은 어떤 소리가 날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장단에 흥이 더해지고, 연습실은 점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찹니다.
["세계 평화를 이룩해 봅시다."]
힘찬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튼튼하게 세워 줄 좋은 기둥 하나 찾아 행군하랍신다."]
경쾌한 장구 가락이 징, 꽹과리 리듬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동해 물도 땡기고, 서해 물도 땡기고. 백두산 물 땡기고, 한라산 물 땡기고."]
내친김에 직접 꽹과리를 들고 연주를 배워봤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양손으로 쳐야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한쪽 손으로만 치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어색한 손놀림이지만, 점점 신명이 더해집니다.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가락이지만, 외국 청년들이 익히기에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5년째, 관광경영학을 공부 중인 타지키스탄 출신 수하일리 씨.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장구 보시면 양손으로 쳐야 해요. 그래서 (채를) 잡다가 여기 손이 까져서 처음에 우리 연습하러 갔을 때는 피가 나기도 했었고..."]
손에 굳은살이 박일 정도로 연습하며, 기적 소리 활동을 이어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꿈은 여기서 기차 타고 북한을 지나서 우리나라로 가는 거거든요. 꼭 그 여행을 한번 떠나고 싶어요."]
수하일리 씨는 ‘열두발놀이’로 불리는 상모돌리기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풍물’은 이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풍물도 길놀이란 게 있거든요. 그 길굿을 하면서 우리는 소통과 교류와 협력 이런 것에서 더 나아가서 즐거움을 주고 또 거기서 모아내는 힘이 있거든요."]
남과 북을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가 울리는 경적 소리처럼 풍물패 기적 소리는 평화와 화합을 연주하는데요.
이들의 음악에는 한반도에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망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인 단원들은 외국 청년들과 함께하며, 분단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외국의 제 3자의 시야로도 뭔가 한반도의 상황과 이런 남북 평화를 볼 수 있어서 그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들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된 바람이 있습니다.
[임채은/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저희가 지난 여름에 임진각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바로 앞 북한에 소리를 전해주지 못해서 하루 빨리 통일돼서 저희의 소리를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풍물패 ‘기적소리’는 임진각 등에서 남북철도 연결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공연을 펼쳐왔는데요.
‘기적소리’를 탄생시킨 비영리 단체, 희망래일은 더 큰 평화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동섭/(사)희망래일 공동대표 : "몽골에 가서도 할 수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고 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평화롭고 통일된 조국으로 나아가도록 힘써볼 예정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제냐 씨도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제냐/풍물패 ‘기적소리’ 단원/러시아 : "저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는데, 간접적으로 잘 안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그런 마음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한반도가 다시 하나 될 그 날을 그리며.
[왕어진/풍물패 ‘기적소리’ 단원/중국 : "많이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래 한 가족인데 원래처럼 잘 지낼 수 없을까라는..."]
기적소리 단원들은 풍물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적’의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남과 북도 지금 여러 가지 분단 상황이 있는데, 사실 북도 똑같이, 꽹과리, 장구, 북을 치기 때문에 그런 동포들과 함께 악기를 치면서 어우러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말에는 ‘신명’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를 즐길 때 쓰는 말인데요.
‘신명’ 하면 떠오르는 전통 음악이 있죠. 바로 ‘풍물’입니다.
예로부터 ‘풍물’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마음을 나누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 ‘신명’의 가락을 통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국적 청년으로 이루어진 풍물패 ‘기적소리’입니다.
‘기적소리’의 장단에는 남과 북이 다시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풍물패 ‘기적소리’를 장예진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유난히도 추웠던 한겨울의 오전, 예술학교 교정에서 만난 유학생 야사만 씨.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이란에서 온 야사만이라고 하고 요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해금 전공하고 있어요."]
야사만 씨는 이란 주재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공연에서 ‘아리랑’을 듣고 우리 음악에 반했다는데요.
자신의 전공 악기인 해금을 조심스럽게 꺼내 듭니다.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처음 해금 소리를 들었을 때 슬픔과 기쁨, 즐거운 소리를 같은 시간에 다 들어서 감동받았고..."]
활을 들어 줄 위를 부드럽게 그어 내려가자 애잔한 선율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야사만 씨에게 해금은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한데요.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해금은 사실 저한테 다양한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평화풍물패 연습하러 가요. (어떤 곳이에요?) 우리는 한국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대와 설렘을 안고 풍물패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기적소리’는 다국적 청년들로 구성된 평화 풍물패입니다.
["(음악 소리가 벌써 들리는데요?) 연습 벌써 시작한 것 같아요. (우리 늦었나 봐요. 빨리 가요.)"]
힘찬 북소리와 장구 장단이 어우러진 신명 나는 가락이 들려옵니다.
공연복을 차려입으며 연습 준비에 들어간 단원들.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오방색 띠를 매는 모습도 무척이나 능숙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지금 입고 계신 옷이 무슨 옷이에요?) 이게 ‘민복’이라고 풍물 칠 때 입는 공연복이에요."]
기적소리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인도, 콜롬비아, 타지키스탄 등 6개 국가, 12명의 단원이 함께 하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장단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지금 전 세계가 전쟁 위기가 섞여 있고 평화가 많이 무너져 가는 시기잖아요. 그 시기에 다국적 친구들이 모여서 평화의 소리를 높이자는 취지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의 전통 음악으로 하나가 된 청년들.
이들이 울리는 풍물은 어떤 소리가 날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장단에 흥이 더해지고, 연습실은 점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찹니다.
["세계 평화를 이룩해 봅시다."]
힘찬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튼튼하게 세워 줄 좋은 기둥 하나 찾아 행군하랍신다."]
경쾌한 장구 가락이 징, 꽹과리 리듬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동해 물도 땡기고, 서해 물도 땡기고. 백두산 물 땡기고, 한라산 물 땡기고."]
내친김에 직접 꽹과리를 들고 연주를 배워봤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양손으로 쳐야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한쪽 손으로만 치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어색한 손놀림이지만, 점점 신명이 더해집니다.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가락이지만, 외국 청년들이 익히기에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5년째, 관광경영학을 공부 중인 타지키스탄 출신 수하일리 씨.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장구 보시면 양손으로 쳐야 해요. 그래서 (채를) 잡다가 여기 손이 까져서 처음에 우리 연습하러 갔을 때는 피가 나기도 했었고..."]
손에 굳은살이 박일 정도로 연습하며, 기적 소리 활동을 이어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꿈은 여기서 기차 타고 북한을 지나서 우리나라로 가는 거거든요. 꼭 그 여행을 한번 떠나고 싶어요."]
수하일리 씨는 ‘열두발놀이’로 불리는 상모돌리기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풍물’은 이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풍물도 길놀이란 게 있거든요. 그 길굿을 하면서 우리는 소통과 교류와 협력 이런 것에서 더 나아가서 즐거움을 주고 또 거기서 모아내는 힘이 있거든요."]
남과 북을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가 울리는 경적 소리처럼 풍물패 기적 소리는 평화와 화합을 연주하는데요.
이들의 음악에는 한반도에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망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인 단원들은 외국 청년들과 함께하며, 분단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외국의 제 3자의 시야로도 뭔가 한반도의 상황과 이런 남북 평화를 볼 수 있어서 그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들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된 바람이 있습니다.
[임채은/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저희가 지난 여름에 임진각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바로 앞 북한에 소리를 전해주지 못해서 하루 빨리 통일돼서 저희의 소리를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풍물패 ‘기적소리’는 임진각 등에서 남북철도 연결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공연을 펼쳐왔는데요.
‘기적소리’를 탄생시킨 비영리 단체, 희망래일은 더 큰 평화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동섭/(사)희망래일 공동대표 : "몽골에 가서도 할 수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고 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평화롭고 통일된 조국으로 나아가도록 힘써볼 예정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제냐 씨도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제냐/풍물패 ‘기적소리’ 단원/러시아 : "저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는데, 간접적으로 잘 안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그런 마음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한반도가 다시 하나 될 그 날을 그리며.
[왕어진/풍물패 ‘기적소리’ 단원/중국 : "많이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래 한 가족인데 원래처럼 잘 지낼 수 없을까라는..."]
기적소리 단원들은 풍물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적’의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남과 북도 지금 여러 가지 분단 상황이 있는데, 사실 북도 똑같이, 꽹과리, 장구, 북을 치기 때문에 그런 동포들과 함께 악기를 치면서 어우러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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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말에는 ‘신명’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를 즐길 때 쓰는 말인데요.
‘신명’ 하면 떠오르는 전통 음악이 있죠. 바로 ‘풍물’입니다.
예로부터 ‘풍물’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마음을 나누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 ‘신명’의 가락을 통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국적 청년으로 이루어진 풍물패 ‘기적소리’입니다.
‘기적소리’의 장단에는 남과 북이 다시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풍물패 ‘기적소리’를 장예진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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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추웠던 한겨울의 오전, 예술학교 교정에서 만난 유학생 야사만 씨.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이란에서 온 야사만이라고 하고 요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해금 전공하고 있어요."]
야사만 씨는 이란 주재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공연에서 ‘아리랑’을 듣고 우리 음악에 반했다는데요.
자신의 전공 악기인 해금을 조심스럽게 꺼내 듭니다.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처음 해금 소리를 들었을 때 슬픔과 기쁨, 즐거운 소리를 같은 시간에 다 들어서 감동받았고..."]
활을 들어 줄 위를 부드럽게 그어 내려가자 애잔한 선율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야사만 씨에게 해금은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한데요.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해금은 사실 저한테 다양한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평화풍물패 연습하러 가요. (어떤 곳이에요?) 우리는 한국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대와 설렘을 안고 풍물패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기적소리’는 다국적 청년들로 구성된 평화 풍물패입니다.
["(음악 소리가 벌써 들리는데요?) 연습 벌써 시작한 것 같아요. (우리 늦었나 봐요. 빨리 가요.)"]
힘찬 북소리와 장구 장단이 어우러진 신명 나는 가락이 들려옵니다.
공연복을 차려입으며 연습 준비에 들어간 단원들.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오방색 띠를 매는 모습도 무척이나 능숙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지금 입고 계신 옷이 무슨 옷이에요?) 이게 ‘민복’이라고 풍물 칠 때 입는 공연복이에요."]
기적소리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인도, 콜롬비아, 타지키스탄 등 6개 국가, 12명의 단원이 함께 하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장단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지금 전 세계가 전쟁 위기가 섞여 있고 평화가 많이 무너져 가는 시기잖아요. 그 시기에 다국적 친구들이 모여서 평화의 소리를 높이자는 취지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의 전통 음악으로 하나가 된 청년들.
이들이 울리는 풍물은 어떤 소리가 날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장단에 흥이 더해지고, 연습실은 점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찹니다.
["세계 평화를 이룩해 봅시다."]
힘찬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튼튼하게 세워 줄 좋은 기둥 하나 찾아 행군하랍신다."]
경쾌한 장구 가락이 징, 꽹과리 리듬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동해 물도 땡기고, 서해 물도 땡기고. 백두산 물 땡기고, 한라산 물 땡기고."]
내친김에 직접 꽹과리를 들고 연주를 배워봤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양손으로 쳐야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한쪽 손으로만 치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어색한 손놀림이지만, 점점 신명이 더해집니다.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가락이지만, 외국 청년들이 익히기에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5년째, 관광경영학을 공부 중인 타지키스탄 출신 수하일리 씨.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장구 보시면 양손으로 쳐야 해요. 그래서 (채를) 잡다가 여기 손이 까져서 처음에 우리 연습하러 갔을 때는 피가 나기도 했었고..."]
손에 굳은살이 박일 정도로 연습하며, 기적 소리 활동을 이어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꿈은 여기서 기차 타고 북한을 지나서 우리나라로 가는 거거든요. 꼭 그 여행을 한번 떠나고 싶어요."]
수하일리 씨는 ‘열두발놀이’로 불리는 상모돌리기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풍물’은 이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풍물도 길놀이란 게 있거든요. 그 길굿을 하면서 우리는 소통과 교류와 협력 이런 것에서 더 나아가서 즐거움을 주고 또 거기서 모아내는 힘이 있거든요."]
남과 북을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가 울리는 경적 소리처럼 풍물패 기적 소리는 평화와 화합을 연주하는데요.
이들의 음악에는 한반도에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망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인 단원들은 외국 청년들과 함께하며, 분단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외국의 제 3자의 시야로도 뭔가 한반도의 상황과 이런 남북 평화를 볼 수 있어서 그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들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된 바람이 있습니다.
[임채은/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저희가 지난 여름에 임진각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바로 앞 북한에 소리를 전해주지 못해서 하루 빨리 통일돼서 저희의 소리를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풍물패 ‘기적소리’는 임진각 등에서 남북철도 연결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공연을 펼쳐왔는데요.
‘기적소리’를 탄생시킨 비영리 단체, 희망래일은 더 큰 평화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동섭/(사)희망래일 공동대표 : "몽골에 가서도 할 수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고 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평화롭고 통일된 조국으로 나아가도록 힘써볼 예정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제냐 씨도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제냐/풍물패 ‘기적소리’ 단원/러시아 : "저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는데, 간접적으로 잘 안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그런 마음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한반도가 다시 하나 될 그 날을 그리며.
[왕어진/풍물패 ‘기적소리’ 단원/중국 : "많이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래 한 가족인데 원래처럼 잘 지낼 수 없을까라는..."]
기적소리 단원들은 풍물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적’의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남과 북도 지금 여러 가지 분단 상황이 있는데, 사실 북도 똑같이, 꽹과리, 장구, 북을 치기 때문에 그런 동포들과 함께 악기를 치면서 어우러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말에는 ‘신명’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를 즐길 때 쓰는 말인데요.
‘신명’ 하면 떠오르는 전통 음악이 있죠. 바로 ‘풍물’입니다.
예로부터 ‘풍물’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마음을 나누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 ‘신명’의 가락을 통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국적 청년으로 이루어진 풍물패 ‘기적소리’입니다.
‘기적소리’의 장단에는 남과 북이 다시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풍물패 ‘기적소리’를 장예진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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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추웠던 한겨울의 오전, 예술학교 교정에서 만난 유학생 야사만 씨.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이란에서 온 야사만이라고 하고 요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해금 전공하고 있어요."]
야사만 씨는 이란 주재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공연에서 ‘아리랑’을 듣고 우리 음악에 반했다는데요.
자신의 전공 악기인 해금을 조심스럽게 꺼내 듭니다.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처음 해금 소리를 들었을 때 슬픔과 기쁨, 즐거운 소리를 같은 시간에 다 들어서 감동받았고..."]
활을 들어 줄 위를 부드럽게 그어 내려가자 애잔한 선율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야사만 씨에게 해금은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한데요.
[야사만 모스타바비/이란 유학생 : "해금은 사실 저한테 다양한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평화풍물패 연습하러 가요. (어떤 곳이에요?) 우리는 한국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대와 설렘을 안고 풍물패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기적소리’는 다국적 청년들로 구성된 평화 풍물패입니다.
["(음악 소리가 벌써 들리는데요?) 연습 벌써 시작한 것 같아요. (우리 늦었나 봐요. 빨리 가요.)"]
힘찬 북소리와 장구 장단이 어우러진 신명 나는 가락이 들려옵니다.
공연복을 차려입으며 연습 준비에 들어간 단원들.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오방색 띠를 매는 모습도 무척이나 능숙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지금 입고 계신 옷이 무슨 옷이에요?) 이게 ‘민복’이라고 풍물 칠 때 입는 공연복이에요."]
기적소리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인도, 콜롬비아, 타지키스탄 등 6개 국가, 12명의 단원이 함께 하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장단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지금 전 세계가 전쟁 위기가 섞여 있고 평화가 많이 무너져 가는 시기잖아요. 그 시기에 다국적 친구들이 모여서 평화의 소리를 높이자는 취지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의 전통 음악으로 하나가 된 청년들.
이들이 울리는 풍물은 어떤 소리가 날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장단에 흥이 더해지고, 연습실은 점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찹니다.
["세계 평화를 이룩해 봅시다."]
힘찬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튼튼하게 세워 줄 좋은 기둥 하나 찾아 행군하랍신다."]
경쾌한 장구 가락이 징, 꽹과리 리듬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동해 물도 땡기고, 서해 물도 땡기고. 백두산 물 땡기고, 한라산 물 땡기고."]
내친김에 직접 꽹과리를 들고 연주를 배워봤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양손으로 쳐야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한쪽 손으로만 치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어색한 손놀림이지만, 점점 신명이 더해집니다.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가락이지만, 외국 청년들이 익히기에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5년째, 관광경영학을 공부 중인 타지키스탄 출신 수하일리 씨.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장구 보시면 양손으로 쳐야 해요. 그래서 (채를) 잡다가 여기 손이 까져서 처음에 우리 연습하러 갔을 때는 피가 나기도 했었고..."]
손에 굳은살이 박일 정도로 연습하며, 기적 소리 활동을 이어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하일리/풍물패 ‘기적소리’ 단원/타지키스탄 : "꿈은 여기서 기차 타고 북한을 지나서 우리나라로 가는 거거든요. 꼭 그 여행을 한번 떠나고 싶어요."]
수하일리 씨는 ‘열두발놀이’로 불리는 상모돌리기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풍물’은 이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임인출/(사)경기민족굿연합 이사장 : "풍물도 길놀이란 게 있거든요. 그 길굿을 하면서 우리는 소통과 교류와 협력 이런 것에서 더 나아가서 즐거움을 주고 또 거기서 모아내는 힘이 있거든요."]
남과 북을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가 울리는 경적 소리처럼 풍물패 기적 소리는 평화와 화합을 연주하는데요.
이들의 음악에는 한반도에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망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인 단원들은 외국 청년들과 함께하며, 분단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서하/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외국의 제 3자의 시야로도 뭔가 한반도의 상황과 이런 남북 평화를 볼 수 있어서 그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들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된 바람이 있습니다.
[임채은/풍물패 ‘기적소리’ 단원 : "저희가 지난 여름에 임진각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바로 앞 북한에 소리를 전해주지 못해서 하루 빨리 통일돼서 저희의 소리를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풍물패 ‘기적소리’는 임진각 등에서 남북철도 연결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공연을 펼쳐왔는데요.
‘기적소리’를 탄생시킨 비영리 단체, 희망래일은 더 큰 평화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동섭/(사)희망래일 공동대표 : "몽골에 가서도 할 수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고 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평화롭고 통일된 조국으로 나아가도록 힘써볼 예정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제냐 씨도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제냐/풍물패 ‘기적소리’ 단원/러시아 : "저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는데, 간접적으로 잘 안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그런 마음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한반도가 다시 하나 될 그 날을 그리며.
[왕어진/풍물패 ‘기적소리’ 단원/중국 : "많이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래 한 가족인데 원래처럼 잘 지낼 수 없을까라는..."]
기적소리 단원들은 풍물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적’의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강희태/(사)희망래일 간사 : "남과 북도 지금 여러 가지 분단 상황이 있는데, 사실 북도 똑같이, 꽹과리, 장구, 북을 치기 때문에 그런 동포들과 함께 악기를 치면서 어우러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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