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핵폐기가 유일한 해법

입력 2018.02.27 (07:42) 수정 2018.02.2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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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현 해설위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의 배후로 지목돼 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국내 보수 진보 진영 간 남남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대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희생 장병 유가족과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북한 정권이 김영철을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폐막식 대표로 보낸 건 적절치 않았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김영철의 방남을 전격 수용한 정부로선 적지 않은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을 청와대로 초청하지 않고, 평창에서 비공개로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영철은 북미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북 한의 대화 의사 표명이 비핵화로 가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신중하게 반응했습니다. 북한이 반공개적으로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밝힌 건 의미가 있지만, 핵폐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진정성 없는 대화는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94년 제네바 합의로 핵동결을 약속해 놓고도 뒤로는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을 추진하는 등 여러 차례 뒤통수를 친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속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방남에 앞서 북한의 해상 밀거래를 봉쇄하는 강력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또 매우 거친 2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며,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까지 경고했습니다.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이 끝나는 다음 달 말이면 유엔의 올림픽 휴전 결의는 효력을 다하고, 한반도는 다시 냉엄한 북핵 대치 상황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때까지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숨 가쁜 연쇄 접촉과 외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어렵사리 마련된 마지막 대화 모멘텀을 놓치면, 이미 제재로 만신창이가 된 북한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핵무기는 생존 수단이 아니라 파멸의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고, 모두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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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핵폐기가 유일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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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2-27 07: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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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현 해설위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의 배후로 지목돼 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국내 보수 진보 진영 간 남남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대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희생 장병 유가족과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북한 정권이 김영철을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폐막식 대표로 보낸 건 적절치 않았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김영철의 방남을 전격 수용한 정부로선 적지 않은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을 청와대로 초청하지 않고, 평창에서 비공개로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영철은 북미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북 한의 대화 의사 표명이 비핵화로 가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신중하게 반응했습니다. 북한이 반공개적으로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밝힌 건 의미가 있지만, 핵폐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진정성 없는 대화는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94년 제네바 합의로 핵동결을 약속해 놓고도 뒤로는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을 추진하는 등 여러 차례 뒤통수를 친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속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방남에 앞서 북한의 해상 밀거래를 봉쇄하는 강력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또 매우 거친 2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며,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까지 경고했습니다.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이 끝나는 다음 달 말이면 유엔의 올림픽 휴전 결의는 효력을 다하고, 한반도는 다시 냉엄한 북핵 대치 상황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때까지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숨 가쁜 연쇄 접촉과 외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어렵사리 마련된 마지막 대화 모멘텀을 놓치면, 이미 제재로 만신창이가 된 북한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핵무기는 생존 수단이 아니라 파멸의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고, 모두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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